花下漫筆 봄꽃은 예부터 살구꽃과 복숭아꽃을 꼽았다. 대지에 한기(寒氣)가 가시면 어느새 이들 나무엔 꽃망울이 맺혀 있게 마련이다. 진흙담 너머로 소복을 한 살구꽃이 피어나는 정경은 누구나 깊은 향수와 함께 봄에 일깨워지는 심저(心底)이다. 살구꽃의 아름다움은 고향을 떠나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꽃도 시류를 타는지 요즘은 벚꽃을 보고 환호하는 상춘객은 많다. 벚꽃은 원래 습한 기후의 땅을 좋아한다. 일본에 벚꽃에 많은 것은 그런 생태와도 관련이 있다. 살구꽃은 벚꽃보다는 훨씬 소박하다.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우리나라의 시골에서는 뒤뜰에 흔히 심어져 있다. 그 열매도 좋으려니와 목재로도 훌륭하다. 질박(質朴)한 나뭇결하며 그 굳굳한 목질은 한국인의 기호에도 맞는 것 같다. 우리의 옛 노.. 더보기 이전 1 ··· 2179 2180 2181 2182 2183 2184 2185 ··· 29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