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시간을 밟으면 눈물납니다 할머니는 부를수록 멀리 계시고, 사랑은 품을 수록 아픕니다. 밤새도록 걸어가 어느 잠 못 드는 영혼 곁에서 그의 풍경이 되고 싶습니다. 봄엔 기억들이 붉은 옷을 입지요. 아지랑이는 봄의 멀미 아닐는지요. 바람이 창을 흔들더니 간밤 꽃잎이 졌군요. 꽃잎 진 자리에 푸른 그리움이 돋습니다. 하지만 늙어 등 굽은 고향은 청색 바람에도 일어나질 못합니다. 세상을 환히 밝히고 봄날 누가 세상을 떠날까요. 우리들은 도시의 어디에 걸려 있나요. 그대의 외로움이 보입니다. 문득 사람이 그립습니다. 가슴을 적시는 소나기, 젖은 땅을 체온으로 말리는 사람들. 우리들이 버린 숲한 꿈들도 어디에인가 땡볕에 익어가겠지요. 그대는 지금 여름 어디에 있나요. 처마 끝 풍경소리가 처연합니다. 새를 풀어놓는 바람, 결 좋은 이 바람은.. 더보기 이전 1 ··· 2609 2610 2611 2612 2613 2614 2615 ··· 29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