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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한 겨울에는 없던 꽃도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이 오면, 죽은 듯 하던 나뭇가지에 꽃이 핀다. 인연이 생기면 없던 것도 있게 되고 있던 것도 없어진다. “색불 이공이요, 공불 이색”이다.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다”가 이것이다.

무엇이든 간에 언제까지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공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 것이 세상의 실상이요, 허무한 무상한 세월의 참모습인 것이다. 계절 탓인지 벌써 연꽃들이 꽃대를 밀어 올린다.

이 글을 쓰면서 푸른빛을 머금은 붉은 연꽃 송이가 잔잔한 물위에 송골송골 맺혀 피어나는 것을 그려본다. 한참 더운 계절인 7월부터 잔잔한 물결로 하여금 향기 없는 미련한 몸짓으로 오직이 고운님을 맘에 두고 찾아오는 그런 연꽃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