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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무리하면 탈 난다"


요즘 뉴스는 보고 듣기 싫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얼마나 개탄한지 숨이 막힐 때가 있다. 나이 탓인지 숨가쁘고 어질어질한 정보화 세상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누가 말했던가. 소꿉놀이에 미쳐 놀던 때는 천진난만해서 좋고, 일과 연인에 미쳐 살다보면 심오한 인생철학을 터득하게 된다고. 그렇다. 늘그막에 와서는 자녀들 결혼생각에 밤잠을 설치고..그러나 근심과 욕심을 다 버리고 추억을 먹으면서 살아간다고. 반듯한 말이다.

이제 어릴 때 소꿉놀이에 미쳐 놀던 때가 아련히 떠오른다. 소박한 소꿉놀이에도 남녀 역할분담이 또렷한 농경문화의 재현놀이였다. 놀이에 미쳐 식사에 빠지면 할머니는 대뜸 분수도 유분수지 뉘하고 놀아서 거르느냐고 야단을 쳤다. 할아버지는 무섭게 눈총을 쏘았다. 그러다가 지나치면 밥 한술도 남겨두지 않는 비정한 방법을 썼다. 그래도 자애로운 할머니는 포근했다. 기제사 날이면 조상오시는 날 이라며 난잡한 놀이를 금기시하고 방탕해지면 번번이 나무람을 하셨다. 효심을 일깨워준 동기부여였다. 자정까지 꼿꼿이 앉아서 때를 맞는 근엄한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수신제가의 분수와 절제 예의범절을 무언의 가르침으로 우리에게 일깨우셨다.

요즘 잘 나가던 정치인들이 하루아침에 낙마하는 그 침통한 표정을 보면 먼저 비애감이 든다. 사냥하는 국왕에게도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여유있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자유민주사회의 기본 도덕률은 지켜야 할 것이다. 무리하면 탈 난다 경박한 세대에 던지는 지성의 목소리요, 다 함께 배워보는 교훈 한마디다. 또 얄궂게 못된 일을 저지르는 심술쟁이가 실수라도 하면 내심으로 잘 콴다리 라고 치욕스레 욕질을 했다. 선조들은 살아 생전 이 말을 듣지 않으려고 사소한 일에도 늘 비정(批正)을 간청하며 살아왔다. 소박한 민초의 귓전에 지금도 유훈과 다름없이 들려온다. 탈무드 못지않은 가정교육 성전(聖典)이 퇴색돼 가는 것이 너무나 서글프다. 그래서인지 어른 노릇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5월의 푸른 나무가지에 산들바람이 함께 스쳐간다. 이 속에 행복의 꿈을 안고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것이다. 대자연을 벗삼아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이 아니겠는가. 요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5.31지방선거 취재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