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梅兄)에게 미안하다" ‘3월이 오면 꼭 가야지’하며 벼르던 남도 탐매(探梅)를 나서기로 한 것은 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2월 초부터였다. 가끔 선암사에 전화를 걸어 매화의 안부를 묻곤 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꽃샘추위 탓에 동해(凍害)를 입어 꽃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을 받곤 했으나. 확인도 할 겸 나서기로 한 것은 지난 22일, 새벽4시경 주섬주섬 챙겨 출발을 했다. 꼭 오늘은 선암사(仙巖寺), 송광사(松廣寺), 화엄사(華嚴寺) 관매(觀梅)길에 나서기 전....., ‘버지니아 울프’가 생각난다. 오늘같이 화창한 봄날, 울프는 남편에게 산책을 다녀오겠다는 짧은 글을 남기고 밖으로 나가 지팡이와 모자를 강가에 두고 호주머니에 돌멩이를 잔뜩 집어 넣은 채 강물로 뛰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회색빛 암울한 겨울을 견뎌내고.. 더보기 이전 1 ··· 2584 2585 2586 2587 2588 2589 2590 ··· 29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