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는 어느 곳에 /백운(白雲)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고려 文臣 이색(李穡)의 시조. 조선조의 太祖가 그처럼 벼슬자리에 부르려 했지만 끝내 절개를 놓치지 않았던 선비의 목소리는 어딘지 고고하고 맑기만 하다. 매화는 고금을 통해 동양에선 詩仙이나 墨客들의 칭송을 받아온 꽃이다. 또 중국은 한 때 모란대신에 梅花를 국화로 삼은 일도 있었다. 모란의 농염(濃艶)보다는 매화의 냉염(冷艶)이 훨씬 선비답게 생각되었는지도 모른다. 한기(寒氣)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의 꽃으로는 모란의 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동양인의 은근한 성미엔 매화의 향기에 더 마음을 준다. 사군자(四君子)가운데 매화를 으뜸으로 치는 것도 그런 은근함에의 매력 때문일 것.. 더보기 이전 1 ··· 2597 2598 2599 2600 2601 2602 2603 ··· 29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