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
해가 바뀌었다. 서른 세 번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 속에 새해가 밝은 것이다.절간에서 울린 범종은 1백8번이었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사람에게는 여섯 개의 사심(邪心)이 있다. 탐욕스러움, 노여움, 어리석음, 교만스러움, 의심, 간악한 마음, 이 여섯 개의 마음이 각각 눈, 귀, 코, 혀, 몸, 그리고 의(意)의 여섯 감각에 따라다닌다. 새해라고 모든 게 바뀌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게 묵은해로부터 연속되기 때문이다. 바뀌는 것은 그저 ‘캘린더’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도 새해란 역시 좋은 것이다. 뭔가 새로운 기대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적어도 묵은해의 온갖 괴로움이며 슬픔이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덜어지기를 기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좋은 것이다. 새해, 새아침. 태양은 그냥 찬란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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