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탐하는 가을 햇살은, 덧칠한 단청처럼 경박스럽게 오후를 달구고, 땅을 지져 빨갛게 익는 고추들, 저물녘 옥수숫대 밀치고 기어 나온 바람, 달다, 저 홀로 익은 개구리참외 훔치듯 잇몸이 즐겁다. 슬며시 몸 섞는 계절의 완충지대, 소나기 한 줄기 들녘을 훓고, 바둥대는 여름, 염탐하는 가을. 더보기 이전 1 ··· 2139 2140 2141 2142 2143 2144 2145 ··· 29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