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에 서서(5) 저녁 밥상 위에 넓적한 생선 한 마리가 누웠습니다. ‘가자미’라고 부른 답니다. 두 눈이 모두 오른 쪽으로 몰아 붙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세상의 한쪽만을 바라보며 떠다녀야 합니다. 세상 사물의 한쪽만을 어느 한쪽만을 보는 것을 ‘편견’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러니 가자미라는 놈은 편견을 팔자에 타고 난 것이 분명합니다. ‘편견’이란 확실히 칭찬할 때 쓰는 말은 아닙니다. 허지만 “ 두 눈으로 한쪽만을 뚫어지게 본다면, 그 측면에 대한 관찰은 오히려 매우 정확할 것이 아닌가?” 이것은 아마 엉뚱한 상념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우리 인간도 큰 소리할 처지는 못 됩니다. 누가 세상의 모든 측면을 골고루 바르게 본다고 감히 장담을 하십니까? 사실은 우리네 인간도.. 더보기 이전 1 ··· 2220 2221 2222 2223 2224 2225 2226 ··· 29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