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에서(2) 겨울 바다에 섰습니다. 바다를 울리고 지나온 바람이 내에 다가와 내 마음도 일렁입니다. 일고 지고 다시 소리치는 바다처럼 내 마음도 일고 지고 소리칩니다. 오랜 시간 마음의 심층까지도 갈아엎는 바람의 손길은 멈추지 않습니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시린 바람의 손길이 내 마음의 적체를 모두 싣고 떠나는 것 만 같습니다. 마음이 후련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아 속을 하얗게 비워내는 바다처럼 바람은 내 속을 말끔하게 갈아엎어 놓고 있습니다. 작던 내가 바다가 되는 것만 같습니다. 비로소 바다에 온 이유를 알 것만 같습니다. 우리 삶의 어느 한쪽만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깊이는 있으나 넓이는 없는 삶, 혹은 현실은 있으나 이상은 없는 삶, 감각은 있으나 의미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 더보기 이전 1 ··· 2436 2437 2438 2439 2440 2441 2442 ··· 29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