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은 깊어 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무덥던 낮과 열대야에 시달리던 밤을 뒤로 하고 이제는 제법 선선한 바람도 불어 옵니다. 절기로 보면 처서도 한참 지나고 내일 모레면 백로입니다.백로는 들녘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한 때를 말합니다. 고추는 더욱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하고 갖가지 색들로 치장한 코스모스들이 한들한들 피어 가을을 알릴 것입니다.고독의 시인 김현승은 9월은 가을의 첫입술을 서늘한 이마에 받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구월에 처음 만난 네게서는/ 나프탈린 냄새가 풍긴다./ 비록 묵은 네 양복이긴 하지만/ 철을 아는 너의 넥타인 이달의 하늘처럼/ 고웁다.”(‘가을이 오는 날’ 중에서) 그리고 먼 수평선이 높은 하늘로 서서히 바뀌고,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이라 했습니다.‘감옥으로부터의 .. 더보기 이전 1 ··· 2656 2657 2658 2659 2660 2661 2662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