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면서 무덥습니다. 아침인데도 더위가 몸에 와 감깁니다. 하지만 싫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부수적인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이제 관용을 지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냥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고맙게만 다가옵니다. 살아 있다는 이 사실보다 내개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만일 살아있지 않다면 절망과 슬픔과 이별까지도 나는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내게 절망이 다가왔을 때 나는 절망이라 말하지 않고 내가 살아 있구나 하고 혼자 읊조립니다. 슬픔과 이별이 다가왔을 때도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먼저 느끼고자 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그 자리, 그 자리에는 절망도 슬픔도 모두 흩날리는 한 잎 꽃잎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보기 이전 1 ··· 2269 2270 2271 2272 2273 2274 2275 ··· 29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