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추억'노을' 어릴적 살던 곳을 찾아 간적이 있다. 40여년(?)만의 걸음이었다.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고 또 나의 토양이라고 여길 만큼 깊고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임에도 그 어떤 두려움 때문에 굳이 발길을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마음의 자리는 그토록 휘황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분명 형편없이 작고 초라할 것이고 그때에 맛볼 쓸쓸함과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실제와 맞닥뜨림으로 그곳을 영 잃어버릴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살던 집과 거리들은 내 기억속의 그것에 비해 조금도 작거나 누추하지 않았다. 나는 불현듯 깨달았다. 예순을 넘은 나이, 이제 생이주는 환상과 환멸을 넘어선 나이에 이르렀기에 어릴적 보던 그대로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본연의 아름다움이.. 더보기 이전 1 ··· 2666 2667 2668 2669 2670 2671 2672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