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 데뷔 이야기’ 그것은 분명 나의 30대 10대 뉴스 속에 끼일만한 ‘사건’이었다. ‘주례 ooo선생’ 이렇게 찍힌 청첩장을 들이댈 때는 이미 어쩔 수 없었다. 신랑 K군과 그의 형이 주례부탁을 해 왔을 때, 처음엔 농담으로 알고 웃어 넘겼다. 그러나 그들의 간곡한 청이 진담으로 확인되었을 때, 나는 매우 난처해졌다. 다른 건 몰라도 주례만은 될 말이 아니다. 30대전반의 멀쩡한 젊은이가 주례석에 선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만화 같은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한데 나의 이런 사의(辭意)도 ‘선 인쇄(先印刷)’의 협공 앞엔 별도리가 없었다. 이 같은 사연으로 겨자 먹기에 몰린 나는 그 후 하객을 갔던 남의 결혼식장에서 시각적 방법으로 주례예습을 해 두었다. 드디어 닥쳐 온 K군의 혼례 날― 예정시각보다 훨씬 이르게 식장에 나간.. 더보기 이전 1 ··· 2805 2806 2807 2808 2809 2810 2811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