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 찾아든 초여름이 싱그럽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고운 아침, 노트북을 열어 지난해 찍어 두었던 ‘녹차밭’을 본다. 부엌엔 마호병에서 물끊은 소리가 들린다. 상쾌하다. 생활의 기쁨 가운데 하나가 이렇게 찻물 끊는 소리를 듣는 일이다. 특히 녹차는 그 이름만으로도 푸름름이 느껴진다. 바야흐로 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여름, 보성 사람들은 이제 차 만들 준비에 마음이 설렐 것이다. 녹차는 본디 야생 차나무 잎을 따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 20일 경의 곡우에 즈음하여 첫차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곡우 이전에 연녹의 어린 찻잎을 따 만든 차를 우전차(雨前茶)라 하고 곡우를 넘긴 차잎을 따 만든 차를 우후차(雨後茶)라 한다. 같은 원리로 입하, 하지무렵에 만든 차를 각각 입하차(立夏茶), 하지차(夏至茶)라고 부른다. 이렇.. 더보기 이전 1 ··· 2830 2831 2832 2833 2834 2835 2836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