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에 가면 그리움과 희망이 보인다 “가시연이 하얀 꽃술을 들 낼 때는 생명을 다한다는 것이죠” 이곳 환경 감시원의 말이다. 개똥철학이다. 무섭다. 오랜 경험이 하나의 신념으로 굳어져 뱉어낸 소리다. 그리고 ‘가시연을 찍으러 늪에 들어가면 벌금50만원 물어요." 거침없이 말한다. 완장이 의무를 다 한다는 말인것 같다. 지난 4일 다시 우포를 찾아갔다. 며칠 전 모 TV의 환경 스페셜 ‘우포늪’ 프로그램에서 새벽녘 어슴푸레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았다. 뭐랄까, 생성과 소멸, 생명과 죽음까지도 무색하게 만드는 자연의 위대함에 저절로 경건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시 말해 신비로웠다. 그 물안개를 헤치며 큰 기러기와 청둥오리 떼가 유유히 헤엄치고, 붉은 해가 주춤주춤 떠오르기 시작하는 화면을 봤을 때 지난 삶을 모두 풀어내는 느낌이 와닿았다. 한 폭.. 더보기 이전 1 ··· 2895 2896 2897 2898 2899 2900 2901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