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은 깊어가고... 아직도 제법 따사로운 기운이 남아있긴 하지만, 기분 좋게 피부에 와 닿는 햇살이 낙엽 밟는 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품이 완연한 가을임에 틀림없다. 낙엽 떨어지는 빈도가 높아갈수록 힘겹게 곁가지를 붙든 채 점점 다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감들은 겨울의 초입을 예고하는 양 저마다 고개를 떨구고 있다. 가을은 참 오묘한 계절이다. 풍성한 수확의 이면엔 힘겨운 월동이 대기하고 있다. 화사한 듯 아름다운 단풍 너머에는 앙상한 가지들이 즐비하다. 얻음의 시간인 동시에 잃음의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바라보는 것조차 부담될 만큼 탐스런 둥근 달의 언저리에 드문드문 애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만 남았을 때, 비로소 봄과 여름에 그토록 무성하던 꽃과 잎새들이 한갓 헛된 것이었음을 알 것이다”라고 일.. 더보기 이전 1 ··· 2645 2646 2647 2648 2649 2650 2651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