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간다 감잎이 시절을 마감하느라 바람 앞에 몸을 놓아버린다. 10월 속으로, 서두르지 않는 몸짓이다. 서걱서걱. 허공에서 파닥이며 내리는 애잔한 소리, 조갈증을 앓는 중씰한 노인의 마른기침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그건 내 귀가 만들어내는 소리일 뿐, 감잎은 그냥 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을 뿐이다. 미련과 집착 같은 감정의 부스러기들 사라지고 나면 연민의 숨결 잦아들어 적막할 뿐이다. 꿈을 머금었던 그 시절 인연에서 벗어나려 뒤척임일 것이다. 이내 침묵이다. 소리 내지 않으니 오히려 귀 기울이게 된다. 침묵도 소리임을 알아차린 것일까. 감잎은 지고서 얻는 자유를 누림이다. 자유는 휴식이고 인내 뒤에 다시 피어나는 생명력인가. 새벽녘, 남쪽 창을 열면 내 서재에도 소리 앞세워 바람이 든다. 내 유년의 귀로 듣던 그.. 더보기 이전 1 ··· 2646 2647 2648 2649 2650 2651 2652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