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행복한 얼굴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곳저곳에서 노점상을 만나게 된다. 상가 초입이나 길모퉁이, 동네 어귀, 일상의 발길이 닿는 길가. 한 평도 채 안 되는 땅에다 판을 벌인다. 조그만 가게 하나 낼 수 없는 가난. 하지만 길가에 서 있어도 그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고 의외로 밝다. 길에 나앉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을 놓지 않으려는 그 진지함이 놀랍다. 거리는 그들에게 둘도 없는 삶의 공간, 사람이 저토록 강인할 수 있다는 실증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삶 속에서 어쩌다 비어버린 자리의 쓸쓸함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그럴 겨를이 없다. 길에서, 길을 벗어나려는 꿈이 무르익는 속에 그들은 있다. 겨울의 노점 풍경으로 군고구마 장수를 빼놓을 수 없다. 드럼통 가운데를 베어 낸 화덕에 연통을 세우고 장작불을 피워 .. 더보기 이전 1 ··· 2756 2757 2758 2759 2760 2761 2762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