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깊어만 가고 있다 ‘窓의 스케치’ 겨울 바람에 잎이랑 열매랑 훨훨 떨쳐버리고 빈 가지만 남은 잡목숲, 가랑잎을 밟으며 아침 햇살에 숲길을 거닐면, 문득 나는 내 몫의 삶을 이끌고 지금 어디쯤에 와 있을 가를 헤아리게 된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려 받을 수 없는 그 세월을 제대로 살아왔는 가를 돌이켜 볼때 나는 우울하다. 11월은 정체가 아리송하다. 소속도 분명치 않다.가을과 겨울의 고빗길에 있으니 말이다.보기에 따라서는 11월은 저물어 가는 가을이다. 그래서 만추라면 11월을 말한다.그러나 맑게 갠 날이어야 가을의 서정이 느껴진다. 을씨년스럽게 잔뜩 하늘이 찌푸린 날이면 바로 겨울의 황량함을 안겨주는 것이다. 같은 날씨도 사람에 따라 달리 느껴진다. 또한 똑같이 가을을 잘 노래하지만, 서양의 시인들은 감미로운 낭만을 안.. 더보기 이전 1 ··· 2878 2879 2880 2881 2882 2883 2884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