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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뿌리고 오는 4월 너를 닮고 싶다. 매화. 남도 어디쯤서 완성한,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은 일생. 부끄러워라. 바람불면 흔들린 삶. 아는 길을 헤맨 안개 속 세월 돌아보면 말은 빗나가고 눈빛은 어긋났다. "천치같이 중얼중얼, 꽃 뿌리고 오는 4월" 잠시 후드득대며 잠드는 밤비 저렇게 소리만으로도 세상 적실 수 있는 것을.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도스토에프스키의 악령(惡靈)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말이다. 유명한 작가 중에서 도스토에프스키만큼 인간의 심리의 심층을 깊이 파헤친 작가가 없다. '죄와 벌'도 그렇고 '카라마조프의 형제'도 그렇다. 그는 인생을 가장 깊이 본 작가다. 인생에는 어려운 일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아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 더보기
얼레지의 미소는 깊다 타는 철쭉, 산 위의 꽃불을 끈 미풍이 마을로 내려온다. 아지랭이를 씻어내고, 헛 소문을 쓸어내고 홀연 사라진다. 초록빛 세상에 얼레지가 웃는다. 눈 부시다. 희다흰 이빨들, 3월의 끝에서 저 웃음에 섞이려면 우리는 무엇을 씻어내야 하나. 하늘이 흐릴수록 얼레지의 미소는 깊다. "이 순간에 머물다" '사진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하지만 어떤 일은 어렵다. 어려운것은 사진과 사진사이에 있는 것이며, 또 하나의 이미지가 언제 어떤 모습을 드러내게 될지 아는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장면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생생한 마음속의 이미지들을 사진으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가장 좋은 사진들은 아직 만들어 내지 않았다고 확.. 더보기
매화가 갑니다 봄의 전령인 매화가 제 몫을 다하고 여름 속으로 갑니다. 조계산 붉디 붉은 그 매화는 지리산의 암울한 역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깊은 골…, 피아골의 부르짖음처럼 그 매화는 붉은 피를 토합니다. 어떻게 저리 붉을까요. 구도를 생각하고 앵글을 대보지만 매화의 붉은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절 마당에 세심수 한 대접 떠다 바치고 그 사연을 물어 봅니다. 그러자 매화가 다음 찾아들면, '그 때 말하리오다." 아리송한 선답(禪答). 더보기
목련이 질 때 살랑 바람, 목련이 집니다. 희다 못해 고고하더디, 거뭇거뭇 고대 썩어 떨어집니다. 떨어진 꽃잎엔 며칠의 아름다움은 흔적도 없습니다. 떠날 때 깨끗하게 가야지, 목련 질 때면, 아침마다 속옷 갈아입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흐려 마음까지 흐린 날, 마음의 속옷을 갈아입습니다. 더보기
목련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목련이 웃는다. 표정이 없는 하얀미소. 처연하다. 세상 구석구석의 눈물을 사르고. 다시 눈물나는 세상을 보고 있다. 목련이 있는 뜨락에선 트럼팻을 불지 말라. 첼로의 정중한 선율로 그를 깨우라. 볼수록 꽃이 아니다. 환생이다. 봄밤을 밝히는 목련, 차마 묻지 못한 누구의 이야기인가. 더보기
얼레지 찾아 5년 들녘 스쳐온 바람 한올을 들면, 연둣빛 살큼 묻은 흙 냄새가 난다. 손 안에 일렁이는 봄빛 설램, 꽃을 뿌리는 봄비 뜨락을 서성거리다 사라지면, 초승달 귀고리하고 다가오는 얼굴하나, 비에 씻긴 별빛, 다시 그리움을 칠한다. 오늘 어느집 창가에 내려 애틋한 그리움을 쏟아낼까, 저별은. -노-트- 화들짝 놀라지 마십시요. 부산 경남지방 언덕배기 명당(?)에 얼레지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소는 훼손될 것을 염려 공개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예로 금정산에 '할미꽃이 없어 두구동 화원에서 8천원을 주고 금정산 무명봉 밑에 토분채로 심어놓고, 사진한장 덜렁찍어, 토양에 맞는 지를 여부를 알려고 심어놓았는데, 다음주 가보니 덜렁 없어져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 황금얼레지(본인이 명.. 더보기
“매형(梅兄)에게 미안하다" ‘3월이 오면 꼭 가야지’하며 벼르던 남도 탐매(探梅)를 나서기로 한 것은 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2월 초부터였다. 가끔 선암사에 전화를 걸어 매화의 안부를 묻곤 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꽃샘추위 탓에 동해(凍害)를 입어 꽃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을 받곤 했으나. 확인도 할 겸 나서기로 한 것은 지난 22일, 새벽4시경 주섬주섬 챙겨 출발을 했다. 꼭 오늘은 선암사(仙巖寺), 송광사(松廣寺), 화엄사(華嚴寺) 관매(觀梅)길에 나서기 전....., ‘버지니아 울프’가 생각난다. 오늘같이 화창한 봄날, 울프는 남편에게 산책을 다녀오겠다는 짧은 글을 남기고 밖으로 나가 지팡이와 모자를 강가에 두고 호주머니에 돌멩이를 잔뜩 집어 넣은 채 강물로 뛰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회색빛 암울한 겨울을 견뎌내고.. 더보기
저 두렷한 햇살을 바라보라 여기 청사포(靑沙浦) 앞 바다에 떠오르는 저 찬연(燦然)한 태양을 보라. 세상이 온갖 오욕(汚慾)으로 뒤범벅이 돼도 오로지 두렷하고 이즈러짐이 없거니. 유한(有限)의 삶도 아랑곳없이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세계(世界)가 온통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살상놀음을 거듭해도 저 햇살은 오로지 말없이온 누리를 은혜(恩惠)롭게 비추고 있거니. 이 땅떵어리를 마냥 결딴 내기라도 하듯이 뭇 짓거리로 더럽히고 갉고 할퀴어도 슬픔도 노(怒)여움도 그 뜨거운 가슴에 고이 삭이고 태양(太陽)은 오늘도 원명(原明)한 생명(生命)을 잉태(孕胎)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정축년(丁丑年) 새 아침을 맞아 그지없이 깊고 맑은 동해(東海) 그 한바다에 관욕(灌欲)하고 솟아 오르는 저 변뉘를 숙연(肅然)하게 우러르며 옷깃을 여미자. 작가 노.. 더보기
'꿈의 제주'가 봄을 침묵하고 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펼쳐지는 '동물의 세계' 프로그램을 보다 문득 30여년 전 겨울이 떠올랐다. 1970년대 초 지금은 고인인 김춘범형과 함께 겨울산행을 했다. 말이 산행이지 중산간 (송당이라 생각)들녘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돌아온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텐트를 치고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데 오름과 들판 위로 노을이 깔렸다. 그런 정경을 보며 황홀(恍惚)해 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되새김질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오랫동안 중산간 들판은 그런 곳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마을공동목장으로 이루어져 사유지와는 개념이 달랐다. 누구나 자유롭게 넘나들며 야생마처럼 뛰어 다녔던 공간이었다. 마을공동목장은 전국에서도 제주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특이한 공동재산이다. 여기에는.. 더보기
낭랑한 빗소리... '땅을 밟고 살 수 있는 삶이 그리워진다. 대지를 적시는 낭랑한 빗소리에 시간마저 있고 싶다. 종일토록 생명을 실어오는 흙도 만지고 싶다. 봄이 온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