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歲寒高節은 너뿐인 하노라 늘 가본다 하면서 미루다, 지기들과 부산근교 ‘대나무 숲’을 찾았다. 어느 조그만 암자, 수십년된 대나무가 수려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터라, 어떻게 보면 필자가 가고 싶어서 주위 지기들을 부추긴 동행인지 모른다. 미안한 감이 든다. 바닷가 인근 대나무숲은 오늘도 바람을 휘 날리며 그 소곤거림이 정겨웠다. 곧은 성품대로 절개를 표현하듯, 하늘을 찌르며 봄을 기다리는 것 같다. 언제나 변함이 없는 그 성품은 나를 더 한번 반겨워 한다. 단아하고 소박하면서도 기풍있는 그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듯하다.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이어 비었는다/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이렇게 노래했다. 필자는 이 ‘대나무숲’을 찾으며 성철스님,.. 더보기 이전 1 ··· 2861 2862 2863 2864 2865 2866 2867 ··· 29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