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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제주를 다녀와.... *2006.11.5일 아침 제주 성산읍 시흥리 조개체험장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사람에 따라 인생을 걸어가는 길이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크게 두가지로 나눠본다면 ‘갓길’과 ‘제길’(규정된 도로)로 구분될 수가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군데군데 옆으로 빠져나가는 갓길이 눈에 들어온다. 앞차들이 밀릴 때는 빨리 가고싶어서 그쪽으로 핸들을 꺾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그곳엔 예상하지 못하는 함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갓길에는 방향표지판, 이정표, 주의안내판 등 교통질서 유지에 소요되는 보장장치가 없어 운전에 많은 불안과 위험, 그리고 무질서와 혼잡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혼자 빨리 가려는 이기적인 욕심에서 짐짓 갓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반해서 제길은 멀어 보이고 속도가 더딘 .. 더보기
아침에...영혼의 소리를 듣는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새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밝아오는 대지에 인사한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세계의 위대한 침묵과 마주하는 것이다. 그만큼 침묵은 그들이 추구하는 신성함을 만나는 가장 근원적인 의식이 되어있다는 얘기다. 그들에게 있어 침묵은 육체와 마음의 절대적인 균형이다. 그들은 몸과 마음의 정화를 위해 침묵에 든다. 침묵의 목소리는 정성을 다해 귀 기울일 때만 들리는 신비한 우주의 언어라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많은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꼭 해야 할 말만 하면 된다. 그것도 핵심만을 끄집어내거나 간추려서 하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호들갑떨거나 너스레라든지 군더더기 같은 것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에 속한다.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하는 것이야말.. 더보기
시간의 메아리 * 사진은 지난14일 오전8시40분경 헬기로 한라산으로 이동하면서 찍은 것이다. 깊고 험한 계곡 주위에 들어찬 잡목들, 집채만한 바위에서 한라산 특유의 풍광을 느끼게 한다. 가을의 아침은 맑음과 아름다움을 실어 나른다. 그 속에는 싱그러운 열매와 올골찬 씨가 자리하고 있다. 엊그제 봄이 왔는가 했더니,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저 파란 가을 하늘 뒤에는 하얀 눈을 뿌릴 잿빛 구름의 겨울이 기다리고 있겠지…. 계절을 몰고 오는 시간의 메아리가 귓전에 쟁쟁히 들린다.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는데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한결같이 스쳐 지나가며 어김없는 메아리를 일으킨다. 시간이 보내오는 메아리 속에는 수많은 ‘메시지’가 들어있다. 우리는 그것으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고, 모자를 만들어 쓰기도 하지.. 더보기
노블리스 노블리제 노블리스 오블리제. 명예(Noblesse)만큼의 의무(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 말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민주주의가 그렇게 발달했다는 유럽에서 지금도 귀족들이 ‘불평등하게’특별한 대접받을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노블리스 노블리제다. 명예(Noblesse)만 있고 의무는 없다(No-Oblige)는 말이다. 국가를 위해 평생 몸바쳐 일한다고 입에 침도 바르지 않는 장관님을 비롯한 고위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의 자식 군대 면제율이 높다는 사실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비겁한 사람들이다. 누릴 것은 누리되 할 것은 하지 않는 부.. 더보기
시름은 깊어가고... 아직도 제법 따사로운 기운이 남아있긴 하지만, 기분 좋게 피부에 와 닿는 햇살이 낙엽 밟는 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품이 완연한 가을임에 틀림없다. 낙엽 떨어지는 빈도가 높아갈수록 힘겹게 곁가지를 붙든 채 점점 다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감들은 겨울의 초입을 예고하는 양 저마다 고개를 떨구고 있다. 가을은 참 오묘한 계절이다. 풍성한 수확의 이면엔 힘겨운 월동이 대기하고 있다. 화사한 듯 아름다운 단풍 너머에는 앙상한 가지들이 즐비하다. 얻음의 시간인 동시에 잃음의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바라보는 것조차 부담될 만큼 탐스런 둥근 달의 언저리에 드문드문 애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만 남았을 때, 비로소 봄과 여름에 그토록 무성하던 꽃과 잎새들이 한갓 헛된 것이었음을 알 것이다”라고 일.. 더보기
10월이 간다 감잎이 시절을 마감하느라 바람 앞에 몸을 놓아버린다. 10월 속으로, 서두르지 않는 몸짓이다. 서걱서걱. 허공에서 파닥이며 내리는 애잔한 소리, 조갈증을 앓는 중씰한 노인의 마른기침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그건 내 귀가 만들어내는 소리일 뿐, 감잎은 그냥 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을 뿐이다. 미련과 집착 같은 감정의 부스러기들 사라지고 나면 연민의 숨결 잦아들어 적막할 뿐이다. 꿈을 머금었던 그 시절 인연에서 벗어나려 뒤척임일 것이다. 이내 침묵이다. 소리 내지 않으니 오히려 귀 기울이게 된다. 침묵도 소리임을 알아차린 것일까. 감잎은 지고서 얻는 자유를 누림이다. 자유는 휴식이고 인내 뒤에 다시 피어나는 생명력인가. 새벽녘, 남쪽 창을 열면 내 서재에도 소리 앞세워 바람이 든다. 내 유년의 귀로 듣던 그.. 더보기
풍수지리설-明堂 대원군 이하응(李昰應)만큼 풍수지리설의 열렬한 신봉자도 없었다. 그는 대권을 잡기 전 땅의 신비를 기록한 비기류(秘記類)의 책을 열심히 읽었다고 한다.전국의 명당(明堂)자리를 찾아다니다가 마침내 충남 예산 덕산의 명당을 발견했다. 그리고 부친 남연군(南延君)의 묘소를 이곳으로 옮겼다.둘째 아들이 고종(高宗) 임금으로 등극하자 부친의 묘소를 명당에 써서 발복한 것으로 믿고 더욱 풍수설에 몰입했다. 경복궁 중수과정에서도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해태상을 광화문앞에 두도록 했다든지 그것도 모자라 관악산 꼭대기에 우물을 파고 구리로 만든 용을 넣어 화기를 진압토록 했다는 기록은 그가 풍수설의 신봉자였음을 잘 보여준다. 풍수설의 핵심은 지기(地氣)가 왕성한 곳을 ‘명당’이라 하여 이곳에 무덤을 쓰면 그 자손이 .. 더보기
헬기에서 본 한라산'왕관릉' 한라산 해발 1.600m. 백록담 북쪽에 탐라 계곡이 시작되는 바로위에 위에 마치 왕관 모양이 바위산을 14일 오전 8시50분경 헬기에서 찍은 것이다. 관음사 코스를 따라 용진각 휴게소를 모면서 잠시 숨을 돌리고 동쪽 산허리로 눈을 주면 바로 가슴으로 안겨 오는 산이다.나무도 없고 온통 조면안질안산암(粗面安山岩)이 기둥 모양으로 절리(節理)되어 이루어진 한라산 겉봉으로 는 특이한 산이다. 이 산은 백록담 정상 바로 아래에 있고, 그 아래는 깊고 험한 탐라계곡이 뻗어 있어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 한라산 정상 부근의 풍광을 이채롭게 만들어 놓고 있다. 이 왕관릉은 아침인데도 엷은 햇살로 바위를 투명하게 빛추고 있다. 이 때가 바로 자연의 왕관을 보게 되는 장관일까. 더구나 헬기에서 오후 4시경 관음사쪽으로 볼.. 더보기
가을 한라산을 간다 창 너머 금정산 기슭에 가을을 알리는 단풍잎이 아스라이 다가온다. 찬바람으로 마른가지에 새잎이 돋아나서 봄을 알린지가 며칠 전인 듯 한데 올여름을 더위속에 지새고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아! 또 한해가 가나, 아니 또 한 살을 보태는구나, 세월이 아쉬움과 야속함의 푸념인가. 나이 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허점함인가 보다.가을이 드니, 할머님 목소리가 새삼 그리운 이 가을, 고향집 툇마루까지 그리워 눈꼬리 젖는다. 이제 산은 야위어 간다. 은성(殷盛)했던 여름날의 모습을 버리고 산은 수행자처럼 그렇게 단출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나뭇잎이 지고 곧 뼈대가 드러날 산에서 만나는 것은 숲의 기쁨이 아니라 산의 진실이다. 일체의 수식이나 숨김없이 모든 것을 버릴때 진실은 그렇게 온다는 것을 산은 말하고 있다.. 더보기
가을 彩感 가을이란다. 가을이 보이는 것이다.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산에서,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걷는 샐러리맨의 표정에서, 그리고 화사(華奢)한 햇빛을 받아 황금벌판에서 가을이 보이는 것이다.가을이 들린다. 귀뚜라미의 가냘픈 소리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에서, 그리고 바람소리에서 가을이 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한낱 옛이야기일 뿐이다. 지금은 아무도 가을을 듣고, 가을을 보지도 않는다.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게 도시의 가을이다. 나무들은 단풍이 지기도 전에 시들어 가고 있다. 아무 곳에서도 이제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낙엽도 가을의 낭만(浪漫)이나 감상을 조금도 불러 일으켜 주지는 않는다. 도시의 포도(鋪道)는 완전히 가을을 잃는 것이다. 그러나 가을이란 본래가 느끼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