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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추억을 꺼내며..., 추억을 꺼내, 분리 수거하듯, 아름다운 것만 골라 가슴에 차곡차곡 쌓습니다.그러나 쌓이느니, 버릴 수도 안 버릴 수도 없는 것들 뿐입니다. 그것을 죄다 버리면 살아온 세월 너무 허무할 것 같아. 오늘도 고민입니다. 혹시 훗날 매화처럼 다시 피겠지, 끝내 주섬주섬 다시 개어놓고 맙니다.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은 일생, 너를 닮고 싶다나 할까. ‘백운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곳 몰라 하노라.’ 고려 문신 이색의 시조. 조선조의 태조가 그처럼 벼슬자리에 부르려 했지만 끝내 절개를 놓치지 않았던 선비의 목소리는 어딘지 고고하고 맑기만 하다. 매화는 고금을 통해 동양에선 시선(詩仙)이나 묵객(墨客)들의 칭송을 받아온 꽃이다. 이 여름, 속진(俗塵)이 분.. 더보기
서출지 연꽃은 없고...백일홍만 피었네! 경주 서출지 이맘때면 연꽃과 백일홍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은 촬영소 재로 찾는 명소이다. 허나 이곳이 왜 ‘서출지’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안내 글을 인용하면 신라 소지 왕의 목숨을 구한 전설이 서려 있는 연못이다. 어느 날 소지 왕이 궁 밖으로 거둥하니 중이 나타나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 가라”하였다. 왕이 그 말대로 따라가 이 못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나타나 “거문고 갑을 쏘시오”라고 쓴 글을 바쳤다. 이에 왕이 궁으로 돌아와 활로 거문고 갑을 쏘았다. 그랬더니 그 속에 숨어 있던 궁주와 승려가 화살을 맞고 죽었는데 그 뒤에 이 못을 ‘서출지’라 하고, 정월 보름에 까마귀에 찰밥을 주는 ‘오기일’이라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더보기
서툰 휴가... 그래도 해운대 해수욕장 다 부려놓고 오리라. 새벽을 뚫고 달려 갔습니다. 연꽃을 만나고 연꽃이 시키는 대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찾았드니 훌훌 벗어 든 사람들, 그러나 나는 엄벙엄벙 살아온 시간을 첨벙첨벙 행구어 보았다. 그때마다 발밑 모래들은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없다. 찌든 삶 서툰쉼, 땡볕을 품은 해운대 해수욕장 너무 눈부셔, 마음의 짐은 풀어 보지도 못하고 돌아섰다. 여름의 폭력이다. 폭염은, 난폭하게 내뿜는 열기, 도시를 삶는 듯 맹렬하다. 더위는 이제 밤마저 삼켜버렸다. 끈적끈적 살이 녹는 열대야, 바람달래기로 쫓아도 그때뿐, 파리처럼 달려드는 더운 바람, 고달픈 잠, 뒤척뒤척 흔들고 막바지로 치닫는 인간과 자연의 불화, 숨막힌다. 바람이 그늘에 눕는다. 축 처진 몸, 나뭇잎 하나 흔들 기력없다. 사람들 부채질로 깨워보.. 더보기
추억의 연못 가엔 사랑의 수련이 피었으리 여름의 쏟아지는 대낮, 소녀들의 수줍고 어린 마음인 듯 푸른 빛을 머금은 붉은 수련꽃 송이가 잔잔한 물위에 송글송글 맺혀있다. 우아한 품격과 더불어 초 가을 종언에 있어서도 결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끝내 곱게 여민 봉우리 모양으로 낡은 매무새를 안으로 가다듬어 접고 고스란히 물속으로 가라앉은 조심성을 동양적인 고요 속에 서릿발 같은 매음이 느껴져 가슴이 아리도록 막은 서정을 풍겨준다. 사진찍기를 시작하면서 수련꽃이 잘 가꾸진 곳은 제주도 ‘우도’를 생각케 한다. 2001년 여름 ‘우도’에 그 귀한 산호모래. ‘서빈백사’를 찾아 갔다가 ‘소류지’에 피어 오른 수련을 만났다. 청초하고 너무 아름다운 자홍색에 물려 할 말을 잃어 버리고 한참 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나를 붙들었던 추억이 새롭다. 그후 .. 더보기
할아버님을 그리며... “좋은 사람과 함께 다니면 이슬 속을 다니는 것 같아서, 비록 옷을 적시지 않더라도 늘 윤기가 있다. 아는 것 없는 사람과 다니면 뒷간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비록 옷을 더럽히지 않더라도 늘 냄새가 나는 법이다” 나의 할아버님이 공자가어(孔子家語)의 글을 인용, 나에게 늘 가르쳤던 글귀이다. 어릴 때 친구하고 놀다 집에 늦게 들어오면, 행여 나쁜(?) 친구와 어울리고 다니지나 않을까 해서 걱정속에 하시던 말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할아버님은 친구의 중요함을 어릴때부터 나에게 가르쳐 온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이 점도 말했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다. 물은 한번 엎질러지면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성품은 한번 방종해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물은 반드시 제방으로 제어해야 하고, 성품은 반드시.. 더보기
'연꽃에 얽힌 이야기...남지매' 나의 지기. 이름을 밝히면 다 알수 있는 훌륭한 사진작가 이다. 불교 석탑 등에 일가견이 있어, 그의 불교예술 사진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에서 이름난 작가로부터 불교 사진을 의뢰받을 정도이니, 감히 우리는 언접도 못할 대가(?)이다. 그러나 그분의 심성도 역시 사진을 오래해서 그런지, 그림이 되는 곳은 잘 가르쳐 주지 않는 아름답지 못한 덕이 있다. 지난 17일, 연꽃을 뵈러 두 번째로 경산 영남대학 ‘삼천지’를 찾아 갔다. 새벽길을 달려갔지만, 일주일 전과 같이 연꽃은 나를 피하는지 많이 피어오르지는 않았다. 소문은 해갈이를 해서 그렇다. 또 물이 차서 그렇다 등 풍설이 들린다. 그러나 연꽃은 진흙탕 썪은 물이 아니면 자라질 않고 그 찌꺼기가 썪어야 양분을 빨아먹고 쑥쑥 자라면서 꽃이 피는.. 더보기
백두산 천지를 보았느냐? 나는 행복한 놈이다. ‘행복이 그저 막연해서 딱 무엇이다’고 개념화하기 전에 관념적으로 아무 탈 없이 평상심을 갖는 것이라고 하면, 그저 백두산에, 즐겁게 다녀왔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21-27일), 백두산 일정은 서파, 북파를 등정하고 귀부(歸釜)하는 여행 코스였다. 천지(天池)에서 물을 만나고, 하늘과 맞닿은 맑은 구름을 만나 대화하는 기쁨, 그 순간들, 분명 하늘이 내려 준 복(福)이요, 평생 잊지 못할 추억꺼리이다. 지금도 “백두산의 그리움과 사무침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무더운 여름밤을 뒤숭숭하게만 한다.” 병일까? 북파(北坡) 천지, 그리고 장백폭포까지를 정리했다. 늦은 감이 다소 있으나, 동행한 ‘백두산 촬영팀’의 사진 작품들이 생생하게 홈페이지를 .. 더보기
연향(香)따라 이리저리로...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세상이 물들지 않고 맑음을 지킨다는 처염상정(處染狀淨)때문이다. 연꽃은 어떤 환경속에서도 스스로를 지켜 맑고 향기로운 자태를 피워 올린다. 진흙탕 속에서 자라도 꽃과 잎사귀는 혼탁함에 물들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수련과 식물들이 그러하듯 주위를 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혼탁한 세상에서 마음의 청정함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이런 연꽃의 습성을 그리워 하다보니 자연히 각광 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연꽃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등장하면서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다. 나도 매년 이맘때 연꽃을 찾아 나선다. 오늘(7월.11일)도 새벽5시에 경북 칠곡‘ 망월사’ 라는 암자에서 하얀백련을 보고, 경산 ‘영남대학’ 앞 못에서 자주빛 홍련을 만나고 왔다... 더보기
다시 서파 ‘天池’ 갈날이 있을까? 서파 백두산 천지를 가는 날이다. 시차 탓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밖을 보니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산을 쓰고 다니는 조선족들 삶이 그렇게 편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건너엔 나이테가 더할수록 사람의 피부색과 같다는 ‘미인 송’ 소나무가 올곧게 하늘 위로 솟아오르며 시야를 붙든다. 6월 22일 아침 7시(중국 시간) 이도백하 신갈 호텔을 떠나 버스는 서파 천지를 가는 여정에 올랐다. 가는 길은 말이 길이지 비포장도로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그것도 3시간 정도 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자동차 전복으로 길이 막혀 다시 되돌아서는 숨바꼭질 끝에 무려10시간 동안 덜커덩덜커덩하면서 목적지인 ‘임업 호텔’에 도착했다. 6월 23일 아침 4시 일기가 불순한데 천지를 찾아 나섰다. 산문을 지나 해발 .. 더보기
백두산에 깔려 있는 들꽃, 그 향에 취했다 두 번째 찾은 백두산은 중국의 넓고 거친 땅을 돌고 도는 긴 여행 끝에서야 비로소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오랜 기다림 때문이 아니더라도 모든 피로를 한순간에 말끔히 씻어 내 줄만한 과연 명산 중의 명산이었다. 일반 관광객들은 기껏해야 30분정도 기념 촬영이나 할 정도의 여유밖에 없지만 운이 좋아 서파-북파를 강행군 하면서 촬영하는 기회를 얻은 것은 지금 생각하면 하늘이 준 특혜였다고 믿어진다. 이 들꽃들은 흔히 금정산 등에서도 몇 종은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백두산에서 만난 특유한 들꽃들이기에 뜻이 더 있다 하겠다. 백두산 들꽃의 특징은 고산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여름 한철에 봄과 가을, 삼계 절의 들꽃이 고도에 맞게 한꺼번에 피어나는 점, 그리고 백두산만이 가진 특유의 들꽃들이다. 조금 이르게 피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