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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세모(歲暮)에 서서 세월은 덧없어 이 해도 다갔네, 그리운 이는 가고 아니오시네...... 내 생애 이렇거니 아니 웃으랴- 세상이야 다단(多端)해도 봄은 오고 또 가누나, 묻노라 제 세상일 얼마나 아득하여 한 평생에 몇번이나 이렇게 울리려느냐 세모(歲暮)에 읊은 용재(容齋) 이행(李荇)의 詩다. 스산스럽지 않을 수 없는게 세모이다. 그런 세모에 나도 다가선 것이다. 더보기
어렴풋한.. 겨울 한라산 플라톤은 '기억이란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이란 참 무섭습니다. 내 안에서 어떤 기억이 솟으면 그것은 마치 운명처럼 끈쩍끈쩍하게 늘어붙어 떨어지질 않습니다. 왜 잊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잊음은 잊음이어서, 이제는 제 기억속에 담기지 않으니 무엇을 잊었는지도 모르는데, 잊음이 잊음으로 제게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겨울 한라산을 꿈꾸고 있습니다. 워낙,나이에 비해 힘든 산행이지만 겨울 한라산을 찾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찐방(백록담)에 눈 덮힌 아름다움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시야에서 각인된 기억 무섭습니다. 휘몰아치는 삭풍에 저녁 노을이 살짝 눈 웃음치는 만세동산, 그 설경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충동을 더하게 합니다. . 더보기
또 한 해가 빠져나갑니다.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바라보면서 지난온 한해를 되돌아 봅니다. 내게서 또 한 해가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잘 산 한 해였는지 잘못 산 한 해였는지를 헤아립니다. 내가 누구에게 상처를 입혔거나 서운하게 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용서를 구하고 참회를 하고 싶습니다. 맞은편과 나 자신에게 다 같이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보기
많은 말이 무어 필요하랴? 올 가을 경주 불국사에 몇 번 다녀왔다.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저잣거리에 묻혀온 심신의 먼지가 씻어지는 느낌이어선지 갈 때 마다 기분이 상쾌했다. 많은 말이 무어 필요하랴? 단풍을 찾아간 분들 마음은 나와 별반 차이가 있을까. 단풍을 보며 귀를 열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욕심 없이 사는 것이 선(禪)이라고 불국사 미술관 뒷방 노스님은 말한다. 단풍 잎 스치는 바람은 비질하는 소리가 나고, 댓바람은 선의소리가 들리고. 경내 솔바람은 밤 파도소리가 나듯 어쩐지 단풍철이면 몇 번이고 가고 싶어지는 곳이 불국사이다. 또 한해가 기울고 있다. 올 한해를 내 삶의 몫으로 주어진 그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본다. 즐거웠던 일과 언짢았던 일들이 무변광대(無邊廣大)한 우주공간에서 보면 모두가 아무것도 아닌 먼.. 더보기
참으로 아름답다 참으로 아름답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 공부하고 일하고 노력하는 이 순간야말로....., 가만히 눈을 감고 바라보면서 내가 살아 있는 이 순간이 황홀합니다. 살아서 말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이것이 너무 큰 기쁨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돌아보면 내 작은 생명 하나가 지니는 신비함에 그만 놀라고 맙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소중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와 마주하고 있는 내가 너무 감사합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노부부가 함께(나도 老 인생)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식사를 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그렇게 노을처럼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두.. 더보기
할말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을 꾸짖는 대신 다른 사람을 꾸짖으려 한다. 모든 것이 내 탓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가고 시간 속에서 익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남을 꾸짖기보다 자신을 꾸짖을 수 있습니다. 타인을 향해 관용을 보이고 자신을 향해 질책을 하는 일은 비로소 인생의 진리와 만나는 것을 의미합니다.우리들 인생의 변하지 않는 진리 하나는 모든 것이 내게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웃을 때 세상은 내게 웃으며 다가오고 내가 성낼 때 세상은 성내며 다가옵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한없이 착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 안 좋은 일만 다가오느냐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항변합니다. 그러나 그때도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 더보기
아! 가을이 갔다 거역하지 못한 조락(凋落), 흙으로 간다. 모든 화려한 날들이. 성성한 가지 끝에 가슴을 묻고 흐느끼는 소슬바람,하지만 아픈 자리 툭툭 털고 저 혼자 굵은 나이테 하나씩 키우는 나무들 우리 시린 가슴에도 희망의 나이테 하나쯤 크는가 가을의 꼬리를 자르는 삭풍 더보기
모든 길은 그 자체로서 아름답다 떠나 보면 모든 것들은 이미 마음부터 먼저 떠나간 것들. 하나를 버려야 또 하나를 얻는 비극적 삶의 순환 고리들. 언제일까 싶은데 어느새 변해가는 독하지 못한 풍경들....., 스치고 스친것은 아련하고 아름답고 그립고 서럽다. 더보기
나이 탓이야 나는 올해 들어 나이 먹음을 몸으로 실감하기 시작했다. 깨알 같이 작은 글자를 읽을 때에는 눈의 초점을 잘 맞출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 읽어왔던 익숙한 거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몇 번의 거리 조절을 거쳐야만 읽을 수 있었다. 노안(老顔)이 크게 진행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어디서나 어느 때나 순간적으로 꾸뻑 잠이 드는 일이다. 다, 나이 탓이야. 늙었음을 인정해, 어서......., 나는 슬프게도 모든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자 희로애락의 감정마저 달리 느껴진다. 세상사 그렇게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매사가 담담해졌다. 그렇지만 슬픔만은 달랐다. 드라마를 보다가 슬퍼지기라도 하면 손끝과 발끝부터 절여 오다가 종래는 가슴을 꾹꾹 지르는 듯 한 통증을 느낀다. ‘가슴 아프게’라는 옛 .. 더보기
영원한 시간 ‘네가 가장 사랑한 것은 누구이냐? 저 자신입니다. 네가 가장 미워한 것은 누구이냐? 그것도 저 자신입니다. 앞으로 절실히 바라는 것은? 저 자신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