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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당신의 삶은 언제나 당신의 것이 아니었지요. 할머니, 낮게 깔린 구름위로 당신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거친 손등, 골 파인 주름살에 새겨진 인고(忍苦)의 세월. 당신의 삶은 언제나 당신의 것이 아니었지요. 온정은 말라가고 증오는 더 깊어진 각박한 세상, 야윈 가슴에 바친 카네이션 한송이가 차라리 민망합니다. -작가노트- 이 할머니 사진은 기억할 수 없지만, 약5년전 경주 양동마을 5일장에 나온 어느 할머니를 찍은 것 같다. 이 사진을 보며, 나의 할머니를 떠올린다. 오늘에 나를 있게한 할머니, 저 세상사람이다. 어버이날의 돌아오면, 할머님 생각에 밤잠을 뒤척이게 한다. 할머님은 그 어려운 50년대 굶주림 반 속에 살았다. 그래도 초등학교 갔다 돌아온 나에게 '고구마'섞인 조밥과 달걀하나 얹저 밥솥속에 놔두고 밭에 나가... 저 세상간지 까마득인데.. 더보기
5월을 맞으며... 영국의 시인 T.S.엘리엇이 1922년 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신앙 부재와 정신적 황폐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황무지라는 시를 통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이 시인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것은 진정한 재생을 가져오지 않고 공허한 추억으로 고통을 주기 때문에 재생을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재생을 요구함으로써 잔인하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의 생각이 모든 사람들의 뜻을 대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자 각자의 처해진 입장에 따라 ‘잔인한 달’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잔인한 달도 이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이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왜 1년 12달 가운데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 더보기
봄은 이렇게 눈물겹다 낙화(落花), 눈부신 한 세월을 내던지는 정렬한 최후, 하염없이 하염없이. 그렇게 봄은 진다. 그래도 서러워 말 일이다. 가지마다 돋는 연둣빛 생(生),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새로운 시작, 비에 씻긴 잿빛 가슴마다 푸른 빛이 돋는, 봄은 이렇게 끝까지 눈물겹다. -작가노트- 28일 오후 부산 장산에 올랐다. 날씨가 쾌청하다는 예보였는데 운치있는 아름다움은 볼수가 없다. 두털대며 하산한다. 일기예보가 꼭 떨어지는 때는 언제일까. 좀 더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일까. 아~ '일기예보는 맞네'하며 상쾌한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더보기
녹색 노래를 들어라 누군가의 사무침에 꽃은 깨어난다. 보이지 않는 눈물 감췄기에, 싹은 가지 뒤에 숨어 돋아난다. 오랜 기다림, 안으로 안으로 태우는 대지 갈라진 상처마다 고인 열망. 구름으로 피어올라 이윽고 빗방울로 맺혀 마른 가슴 적시면, 들녘에 흐르는 녹색노래, 그대는 듣는가. -작가노토- 사진을 배우는 동안 필자가 만난 스승들은 모두 책 속에 있다. 모호이-너지(Mohoiy-Nagy)의 사진은 빛 그림이라는 해석과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on)의 실천 등이 내 사진의 Text Book이다. 이젠, 가급적 우리 정서에 거부감없이 부합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을 찍을 까 하고 노력하는데, 잘될까? 그러나 노력한다. 더보기
유쾌한 정치의 상상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가 맞는 소리다. 존재하고 나서야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인간이다’라고 한다면 그건 수긍할 수 있다. 이때 인간이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건 ‘생각’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닐 터이다. 갈대라도 생각을 하면 인간일 터이고. 그래서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 것이다. 정녕 그럴까. 스페인 철학자 우나무노는 그의 책 ‘생(生)의 비극적 감정’에서, 인간은 오히려 ‘감정적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도 이성적으로-계산적으로-행동할 수가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웃거나 울지 못한다. 웃고 우는 건 인간에게만 있는 능력이다. 고양이도 ‘속으로는’ 웃고 운다고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닷속 꽃게.. 더보기
불안한 환자 나는 의사에 대해 별로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타고난 체질이 건강해서인지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굽실거리며 곱지 않은 그들의 말에 신경을 모아 본 일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도, 결론적으로 의사를 비아냥거리기 위한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생명외경의 윤리를 더 깨달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쓴 것이다. 환자를 보던 의사가 말했다. ‘오늘 참 잘 오셨소.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환자는 눈이 둥그레졌다. ‘왜요, 위독한 병인가요?’ ‘아니오. 내일 오셨으면 저절로 나을 뻔했으니 말입니다.’ 서양 사람들의 익살맞은 소리다. 의사를 보는 눈은 동서양이 따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의사는 의사대로 고충이 없지 않다. 이런 일화도 있다. ‘오끼나와 하시게오(沖重.. 더보기
4월이 지다 4월이 지다. 전원 끊긴 핸드폰의 무기력한 액정 패널처럼. 지루한 황사에 갇혀 끝내 잿빛으로 사그라지다. 그래도 일어서는 풀잎들. 문을 여는 꽃잎들, 운명처럼....., 소낙비 속에 울음 터뜨리며 그렇게 가는 4월. 즐비한 포장마차 사이로 초파일 연등이 유난하다. 희망처럼...... 더보기
살맛 나는 세상이 그립다 선거 철이다. 이때만 되면 장밋빛 세상은 머잖아 보인다. 쏟아지는 온갖 공약의 절반만 이루어지더라도 밝고, 맑고, 따뜻한 세상을 이룸에 크게 모자라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선거를 치렀으니 분명 세상은 일신우일신 살기 편하게 변해있어야 함이 마땅한데도 현실은 그렇질 못하니 이게 무슨 곡절이고 조화인가? 살맛 나는 세상이 그립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을 도배하는 론스타게이트며 재벌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 높으신 어른들의 황제골프며 황제테니스를 보고 들어야 하는 현실이 짜증스럽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불과 3년여만에 4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숫자의 이득을 챙기고 철수해 가려는 론스타를 놓고 뒷북을 요란하게 치고 있지만 과연 그 전모를 속시원히 파헤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이 이를 철저히 .. 더보기
죽백(竹帛) 드리우다 내가 경주를 처음 만난 것은 ‘석양’ 이라고 하는 상허의 단편소설을 통해서였다. /봉긋이 흘러내리는 오릉의 능선을 호젓이 바라보던 주인공 매헌의 머리위에서 “정말로 니힐하죠?”하는 소리가 났다./그가 기대섰던 소나무 위에 올라앉아 책을 읽던 여 주인공이 매헌을 발견하고 한 말이었다. 고등학생때의 감수성으로 그 한마디에 끌린 나는 그후 경주에 들를 때마다 오릉을 순례지처럼 찾게되었다.담장으로 막히기 전에는 가끔 무덤곁에 앉아 편안히 쉬기도 했다. 누워서 책을 읽을 때엔 선인들의 숨결이 바람결로 스침을 느끼기도 했다. 반월성지도 내 순례지의 하나다. 자취없이 사라진 궁성, 그 빈터, 세월에 쓸려 이제는 흘러간 옛날, 내게 있어서 반월성에 서 있는 것은 그대로 역사 위에서 있는 것이고, 그 잔디위에 눕는 것은.. 더보기
아름다움을 찾아 가는 길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인데, 뒤돌아보니 이순의 나이가 지나서도 자신을 방기하며 업을 더했고, 그 업만큼 범민하면서 강물처럼 흘러 온 것 같다. 언제나 현명해질 수 있을런지..., 벌써부터 지기 문명에 이질감을 느끼고 구원이라는 화두를 들고 헤매다니다가 성정의 펼쳐진 경주로 불현듯 날아간 것은 우연한 회귀일까? 그 모성적인 자연의 품이 지친 나에게 휴식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지기를 찾듯이 요즘 자연을 찾아다니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던 나날들이 켜켜이 쌓인다. 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가. 갈수록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꽃이 곱게 피면 꽃이 피어 아름답고, 꽃이 지면 져서 또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 기분의 쾌청해서 좋고, 흐리면 그 흐린 날의 우울이 좋고, 비가 내리면 비의 정취가 그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