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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죽백(竹帛) 드리우다 내가 경주를 처음 만난 것은 ‘석양’ 이라고 하는 상허의 단편소설을 통해서였다. /봉긋이 흘러내리는 오릉의 능선을 호젓이 바라보던 주인공 매헌의 머리위에서 “정말로 니힐하죠?”하는 소리가 났다./그가 기대섰던 소나무 위에 올라앉아 책을 읽던 여 주인공이 매헌을 발견하고 한 말이었다. 고등학생때의 감수성으로 그 한마디에 끌린 나는 그후 경주에 들를 때마다 오릉을 순례지처럼 찾게되었다.담장으로 막히기 전에는 가끔 무덤곁에 앉아 편안히 쉬기도 했다. 누워서 책을 읽을 때엔 선인들의 숨결이 바람결로 스침을 느끼기도 했다. 반월성지도 내 순례지의 하나다. 자취없이 사라진 궁성, 그 빈터, 세월에 쓸려 이제는 흘러간 옛날, 내게 있어서 반월성에 서 있는 것은 그대로 역사 위에서 있는 것이고, 그 잔디위에 눕는 것은.. 더보기
아름다움을 찾아 가는 길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인데, 뒤돌아보니 이순의 나이가 지나서도 자신을 방기하며 업을 더했고, 그 업만큼 범민하면서 강물처럼 흘러 온 것 같다. 언제나 현명해질 수 있을런지..., 벌써부터 지기 문명에 이질감을 느끼고 구원이라는 화두를 들고 헤매다니다가 성정의 펼쳐진 경주로 불현듯 날아간 것은 우연한 회귀일까? 그 모성적인 자연의 품이 지친 나에게 휴식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지기를 찾듯이 요즘 자연을 찾아다니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던 나날들이 켜켜이 쌓인다. 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가. 갈수록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꽃이 곱게 피면 꽃이 피어 아름답고, 꽃이 지면 져서 또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 기분의 쾌청해서 좋고, 흐리면 그 흐린 날의 우울이 좋고, 비가 내리면 비의 정취가 그렇.. 더보기
풀잎의 노래 4월의 바람, 새벽안개 빗질하며, 새 옷 입은 풀잎들 몸 비벼 부르는 풀잎의 노래, 쏟아지는 햇살 성가셔, 얼레지 어린 잎새에 일렁이는 소리 없는 아우성, 꽃잎 흩뿌려 마른 땅에 꽃방석놓고, 골짜기에 꽃여울 흘리는 그대- 4월의 바람, 계절을 채색하는 저 투명한 수채화. 잃어버린 온기를 찾아서 물 한 그릇에도 행복이 깃들인다 했지요. 가난한 밥상에도 웃음은 풍성했던 시절, 찬밥 한덩이, 식은 나물로 당신을 기려봅니다. 이제 식탁은 넘쳐 납니다. 배고픔을 잃어버린 살벌한 세상, 먹으면 먹을수록 허기집니다. 오늘은 한식, 찬밥 한술이 잃어버린 온기를 일깨웁니다. (한식날 5일에.....) 더보기
'선암매'를 그리며 /누구를 위한 침묵인가? /참뜻을 품은 채 빛은 장중하다. /흰 비단 치마에 소매도 곱고 /우의(雨衣)에 무지개 빛이 돋는다. /미녀와 같이 살갖이 희고 /옥과 같은 얼굴에 몸이 풍만하다./ 표현히 몸을 날려 은하수에 떠 있는 것 같고/ 군선(郡仙)의 어깨 위에서 춤추는 것 같다. 정도전(鄭道傳)의 매천부(梅川賦)이다. *선암사 매화, 이달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이런일 저런일로 가보지 못한 아쉬움에 지난해 찍은 매화를 올려놓는다. 전국 명소 중에 약7-8백년된 매화는 선암사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늙어 말라 비뚤어진 가지에 삶을 되돌아 보듯 청향을 피며, 청초한 모습으로 세상을 관조하고 있다. 봄밤을 밝히는 목련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목련이 웃는다. 표정이 없는 하얀 미소. 처연하다. 세상 구석구.. 더보기
감미로운 봄의 속삭임 4월은 잔인(殘忍)한 달......, 이처럼 우리에게 유행되고 있는 시의 구절도 드물다. 4월이면 봄이 활짝 핀다. 아지랑이가 끼고, 꽃 봉오리가 지고, 그리고 사람들의 꿈이 부풀어지는......이런 4월을 두고 왜 하필이면 잔인하다고 해야만 하는지 아리송한 얘기다. 그러나 이 말을 사실은 사람들이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잡지에서도 『모든 생명이 절망과 죽음을 뚫고 어떤 곳에서도 무서운 힘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전혀 얘기가 다르다.『봄은 행동의 신호, 그래서 환멸에 이르게 되고, 따라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다』 사계절 중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는 게 봄이다. 그 꿈이 클수록 환멸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환멸을 적게 느끼려면 희망도 적게 가지면 .. 더보기
우리들의 이야기 향기없는 소주잔엔 비워야 할 시름이 있고, 향 짙은 담배 한 개비엔 태워야 할 한숨이 있다. 산허리 진달래꽃, 아지랑이 시름 젖은 아침, 찬연한 봄을 위해선 그렇게 떨며 건너야 할 시련이 강이 있다. 더보기
그리운 얼굴 들녘 스쳐온 바람 한 올을 들면, 연둣빛 살큼 묻은 흙 냄새가 난다. 손 안에 일렁이는 봄빛 설렘, 꽃을 뿌리는 봄비 뜨락을 서성거리다 사라지면, 초승달 귀고리하고 다가오는 얼굴 하나, 비에 씻긴 별빛, 다시 그리움을 칠한다. 오늘 어느집 창가에 내려 애틋한 그리움을 쏟아낼까. 저별은, 더보기
나를 찾아든 매향 매화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옛 가지에 다정하게 돌아 왔습니다. 지척인 나, ……. 몰라말고 청아한 마음갖고 나를 찾으면 새하얗고 오롯한 정신 기뻐할 께요 매화는 성품이 곧고 냉철하며, 혹심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투철한 정신과 강인함으로 흐트러짐 없이 견디며, 굽힐 줄 모르는 지조와 따뜻한 가슴이 있기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닐줄 알고, 영혼을 맑게 하는 청향을 간직하고 있어, 나는 예순을 넘기며 매화를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변계량의 시조 /매헌의 시운에 따라/라는 시 한수를 옮김니다. / 달 아래에 매향이 멀리까지 풍기고/ 봄 깊어서 시야에 초목 색이 짙푸르네/ 중려는 그전부터 생각이 기발하니/ 시어가 대단히 세련되어 있겠지/ 더보기
通度寺의 梅花 낙동강과 동해를 끼고 하늘 높이 치솟은 해발 1.050미터의 영취산 남쪽 기슭에는 우리나라 삼보(三寶) 사찰가운데 하나인 불지종찰(佛之宗刹)이며 국지대찰(國之大刹) 통도사가 있다. 통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있기 때문에 대웅전에 불상이 없는 사찰로 유명하다. 부처님의 진신인 사리가 대웅전 뒷쪽에 있는 금강계단에서 살아 숨쉬고 있어 구태여 부처님의 형상이 필요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방형 법당 외부 사면에는 각각 다른 이름의 편액(扁額) 거려있다. 동쪽은 大雄殿, 서쪽에는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 씌어있다. 영취산이란 부처님이 세상에 있을때 마가다(Magadha)국 왕사성(王舍城. Rajarha)의 동쪽에 있던 그리드라(Gr.. 더보기
"올을 뽑아 올린 영혼의 이름 향기여"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망설이다 어제(13일) 통도사 탐매에 나섰다. 예견한 것처럼 매화는 꽃샘추위 몽리에 움츠려 있었다. ‘하필이면 이때! 원망을 해 본다’ 지난해 까진 그저 매화하며, 김해건설공고 등 앵글을 막대고 난사해 댔었다. 그러던 매화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맑고 즐거워졌다. 자료를 챙기고 책을 구입. 전국 명소를 알고, 부산 인근 통도사에 약 4백년된 매화도 알게됐다. 그래서 지난2일부터 약8일간 쾌나 집중하며 탐매하였다. 매화와 담소하며 느낀 것은 "매화는 늙어야 아름답다."는 게 나의 관념이다. 그 늙은 매화 등걸이에 용의 몸뚱어리처럼 이끼가 붙고 올라간 곳에 가지가 군데군데 뻗고 그 위에 띄엄띄엄 몇 개씩 꽃이 피는데 품위가 더 없이 근사해 보인다는 것. 그리고 암향, 카메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