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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나이가 든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력도 떨어지고 기억력도 살아지고 그에 따라 사람들도 하나 둘 곁을 떠나고. 나이가 들면 그냥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어떤 이는 이것을 외로움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이것을 고통이라고도 합니다. 그 고통과 쓸쓸함을 감내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또 일찍 세상과의 인연을 스스로 끊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인연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는 많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이 그렇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꽃들과 하늘의 햇살 역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람과 강물과 저 바다가 어찌 우리가 늙었다고 거부하고 자리를 뜨겠습니까. 법당의 부처님은 우.. 더보기
큰 스님과 대화 한편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가자 가자, 저 피안의 세계로'- 이 마지막 대목이 나에게 한 생각 불어준다. 누구나 이 사바세계,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으로 가려한다. 어제 범어사에서 큰 스님을 만났다. 아침 일찍이라, 차 한잔하면서, 세상사 이야기를 나눴다. '따지고 살지 마소. 오늘 법정스님 49제입니다. 그렇게 명필로 우리 가슴에 아련한 무언가(?)를 남겨 간 스님도 '자기가 심어놓은 후박나무'에 수목장으로 영면에 듭니다. 이 세상, 뭐, 그리 따지고, 후비며 세상살 것 있나요. 마음편히, 욕심없이 살다 가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는 몇해전 불교에셋이집을 읽다가 만난 옛시 한수를 자료집에서 찾고 때때로 암송하고 음미하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만리청천 .. 더보기
가을이면 생각나는... 더보기
이봄을 보며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고 싶다는, 비교적 단순한 생각이 듭니다. 자유로운 몸으로 걷고 듣고 느끼며 자연과 벗을 하면서 문화체험을 하고 싶은 시간이 더 간절해집니다. 벗꽃에 봄이 살짝 내려앉은 풍경. 봄꽃은 춤을 추며, 내 삶을 동화시킵니다. 고즈넉함과 정겨움이 흠뻑 배어나는 봄의 풍경. 입을 열수가 없습니다. 깊은 사색과 명상이 저절로..., 봄. 봄, 봄, 인간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움의 푸른색. 푸른색은 시원하면서도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색이다. 동시에 아득한 분위기로 사람을 우수에 젖게 한다. 묘한 그리움의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윤기가 흐르는 초록빛 잎사귀에 정결하게 피어난 다소곳한 진달래 모습과 뼛속에까지 스며들 듯한 그 봄 향기가 내발걸음을 오래 멈추게 했다. 자연은 인간이 기대어.. 더보기
아름답게 살아 가는 것 가끔 나는 늙어서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주름지고 말라가는 내 모습을 그때도 지금처럼 웃으면서 바라볼 수 있을까. 늙은 몸 앞에서도 웃을 수 있도록 아름답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늙고 야윈 몸 앞에서 웃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마음은 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몸이 행한 아름다운 삶을 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때 찾아오는 그 고요하고 맑은 마음, 그 마음을 지니고 있을 때에만 늙고 야윈 몸 앞에서도 웃을 수가 있습니다. 그때를 생각해서 지금부터라도 아름답게 살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내가 살고자 했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원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삶은 어그러지기 때문입니다. 둘째, 자신의 삶 안에서 만족하기입니다. 물질적이기 보다는 정신적인 삶을 살아.. 더보기
봄은 아득한 공간이다 봄은 아득한 공간이다. 특별히 찾아가지 않으면 마주칠 수 없는 점에서 봄은 계절이라기보다 차라리 공간에 가깝다. 그리고 이제는 흘러간 것들을 그립도록 하기에 봄은 아득할 수 밖에 없다. 더보기
봄~이렇게 슬퍼요 봄의 소리가 들립니다. 자연 속에 아름다운 빛깔은 본래 갖추어져 있는 가 봅니다. 그 빛깔을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내려면 먼저 욕심을 버리고 자연처럼 무심해져야 하겠지요. 경주 일대를 둘러보며 정말 자연만큼 뛰어난 스승은 그 어디에도 없다. 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저잣거리에서 묻혀 온 심신의 먼지가 깨끗이 씻어지는 느낌입니다. 많은 말이 무어 필요하랴? 그 찬란한 봄을 바라만 보아도 뜻이 벌써 족한 걸. 두뇌도 몸도 펄펄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더보기
'진달래' 보기가 어렵다 진달래의 아름다움이 봄을 가장 봄답게 한다. 진달래는 가까이 가서 볼 때보다 다소 멀리서 볼 때 더 아름답다. 소나무와 다른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언덕을 쳐다보면, 처음에는 진달래꽃이 핀 것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다가 진달래꽃이 더 많이 피면, 산언덕은 마치 수줍은 처녀의 귓덜이처럼 보일 듯 말 듯 붉어진다. 그렇게 보이는 진달래꽃은 이미 눈에 보이는 꽃이라 보다는 마음으로 보이는 은밀한 봄기운이다. 그러나 이렇게 만나는 봄기운의 공간도 지난 몇 년 사이에 크게 줄어들었다. 더보기
봄날은 간다 봄 햇살은 가벼워 투명합니다. 이 가벼움 속에 피어난 꽃들은 역시 투명해 눈에 담고 싶습니다. 봄날..... 통도사 경내 ‘극락암’에 들렸습니다. 고승 경봉스님이 거처 하든 이름난 암자입니다. 고승이 거처하던 ‘삼소굴’엔 ‘출입금지’와 ‘방장(方丈)’이란 간판만 보입니다. 그 때의 봄은 변함없이 암자를 찾아 들어 봄꽃인 벚꽃이 암자를 찾는 이들에게 화사한 마중을 합니다. 나도 가볍게 가볍게 자신을 비우고 벚꽃과 함께 즐거움을 보내려 합니다. 가볍게 그래서 투명하게 꽃처럼 사는 일, 이것이 이 봄에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더보기
야속한 시간 순간은 시간이다. 보고 있어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데 붙잡지 못하는 것이 시간이다. 또 시간은 누군가의 이야기다. 들어주지 못하는 이야기, 알아채주지 못한 이야기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