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Think

한라산은 열리지 않았다 백록담은 수줍음이 많은지 한라산에 올랐지만 안개가 서리고 흐르는 구름이 쌓여 백록담을 볼 수 없었다. ‘한라산의 날씨는 신만의 비밀’이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는다. 2월15일, 나는 열 번째로 한라산에 올랐다. 서쪽 길인 영실코스는 며칠전부터 눈이 쌓여, 겨우 초입까지 갈수 있었다. 초입은 하얀세상의 별천지를 만들어 놓아 가슴이 뭉클 해졌다. 숲 지대를 지나며 쭉쭉 뻗은 적송군락이 눈에 덮혀 아름다웠다. 나이가 들수록 붉은 소나무가 좋아진다. 나이가 많은 나무에서 향기가 난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저렇게 고와야 한다는 다짐을 하며 한 발짝 한 발짝씩 내 걸었다. 적송들 밑에는 눈 덮힌 조릿대가 한 잎씩 보인다. 영혼이 맑은 어린아이들처럼 경쾌하고 수다스럽다. 눈속에서 속삭이듯 다정하다가 싸우듯 와삭대기도 .. 더보기
아! '한라산' 한라산을 오르고 나면 왠지 모르게 몸이 전체적으로 팽팽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기가 인체 내로 흡입되기 때문입니다. 이 충만감을 나는 잊지 못해 다시 한라산을 갔다 왔습니다. 한라산으로 얻는 약발을 찾아 간 것입니다.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소설을 보면 어떤 젊은 샐러리맨이 아침에 잠을 깨보니 자기 몸이 거대하고 추한 벌레로 변해 있더라는 이야기기 나옵니다. 마음이나 정신은 보통 사람과 똑 같은데 육체만 징그러운 벌레로 변해 버린 것이지요.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그를 무서워하며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방에다 가두어 놓습니다. 심지어 제일 사랑하던 여동생마저도 그가 다가서려고 하면 무서워하며 피했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신들의 일상생활도 그와 똑같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갖게 합니다. 사람.. 더보기
추억의 뭉클...'옥룡설산' 사진가들이 찾아 갔으나 날씨 탓에 좋은 그림을 만날 수 없었다고 들 말하는 '옥룡설산' 필자는 운이 좋아서인지 2004년 2월26일 운남성 여행중 삭도(케이불카)를 타고 윈삼핑을 거쳐 가면서 찍은 것이다. 사방 천리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이라하면 정답게 가까울까. 산이되 설산이고, 또 옥룡(玉龍)이었다. 또 한번 가고 싶은 곳이다. 더보기
봄은 어김없이 오겠지... 지난 입춘 추위는 정말 매서웠지만 오는 봄을 결코 막을 수 없다. 사진은, 아름다우며 위대할 수 있다. 그러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거칠고 험하다. 그 가운데 진실을 발견하고 위대한 사진을 창작할 수 있다. 사진은 벗어나기 어려운 인간의 삶과 진실을 표현하며 또 다른 삶을 위해 고뇌한다. 새로운 삶을 향한 이상의 눈빛이며 보다 높은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빛나는 작업이다. 어딘지 가야 겠다. 뒤숭숭하다. 훌훌 털고 며칠 갈 것이다. 더보기
해운대 '검은 몽돌'을 찾아 ‘뭐 눈도 오지 않고, 어디 가긴 가야겠는데’ 입을 다시며 지인은 말을 이었다. 내일 아침 ‘몽돌’이나 보러 갑시다……. 아침 6시40분, 앞에서 예’하기에 ‘알겠습니다.' 며 약속을 했다. ‘몽돌’이라면 전라도 돌산 ‘무슬목’이 유명하다 는데, 어디서 들은 적은 있으나, 하도 길이 멀어 가본일은 없다. 그러던 차에 ‘몽돌’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몽돌을 찍으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다시 말해 또 ND 필터도 있어야 하고, 그러나 에라~ 한번 찍는 기법이나 어깨 넘어 보자..., 잠 설치며 동백섬에 갔다. 아직은 이르지 싶은 봄, 부산의 아침은 동백섬에서 산책 나선 사람들이 열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가벼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멋진 체육복을 입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 또 걷기를 하는.. 더보기
대숲엔 세상소리가 들린다 범어사 (梵魚寺)대숲, 세상소리가 들린다. 기도하는 불자들이 성시를 이룬다. 잠깐 대숲을 보며 대나무의 우아한 몸매와 빈속을 마음에 채운다. 대숲은 작은 바람에도 몸을 뒤채며 두런두런 소리를 낸다. 머리의 울림이 올곧은 몸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온다. 찌푸린 한낮에도 가느다란 빛만 실선으로 스며들 뿐, 대숲은 어둡다. 칙칙한 어둠이 아니라 푸른 대숲이 만들어내는 어둠, 푹신한 흙을 밟으며 쭉쭉 뻗은 대숲사이를 걷다보면 두고 온 세상사가 문득 만만해진다. ‘마음의 평화’는 이럴 때 씀직하다. 한가지, 눈이 없다. 눈 내린 겨울 대숲은 순백의 눈과 대나무의 푸름이 어우러져 완전‘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선경일 것이다. 대나무 숲을 나오면 수런수런 댐을 엿들을 수 있다. 대숲은 안에서 함께해야 화들짝 .. 더보기
'요새 재미가 좋습니까?' 아무리 세상이 넓다 해도 요새 재미가 좋은 사람이 그리 흔할 것 같지 않다. 그러면서도 ‘요새는 재미가 좋습니까?’ 하는 인사말을 서로 나누는 것은 서로가 조금이라도 사람에 재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인지도 모른다. ‘요새 재미가 좋습니까?’하는 인사말을 아무도 잘 쓰지 않은 것도 이런 때문인가 보다. 어제도 재미가 좋았고, 오늘도 여전히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이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재미가 없는 줄 빤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빈정거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기도 하다. ‘요새는 재미가 좋습니까?’하면 어제까지는 재미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좀 재미라도 보게 됐느냐는 뜻을 암시하게 된다. ‘요새는 재미가 어떻습니까?’하면 좋은 수가 생겼으리라고는 보.. 더보기
한라산 설경 언제 보아도 저에겐 명작입니다. 겨울 산 보러 간다 간다면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겨울 찍은 것입니다. 더보기
설날 단상 길을 가고 있습니다. 주저앉거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길이 남아 있지만 나 혼자서 훌쩍 갈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노인들에겐 지팡이가 되어 함께 길을 가고 있습니다.가려운 데는 긁어주고 상처 난 데는 감싸 주면서 함께 길을 가고 있습니다.함께 길을 가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책상과 걸상을 기억하는지요? 못이 빠져 나가 기우뚱거리던 책상과 앉으면 곧 뭉개질 것 같은 걸상, 한 학급에 그런 부실한 책걸상이 두세 개쯤은 꼭 있게 마련이어서 재수 없게 앉은 아이는 하루 내내 불안하게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그랬습니다. 도처에서 빠져 있던 못들로 사회의 각 분야는 삐걱거렸고 그 위에 안타까이 서 있던 우리는 언제 무너.. 더보기
고향 찾는 사람들 길 비켜라. 겨울, 철모르는 너 아직 산으로 거리로 헤매는구나. 네 모습이 이젠 추할뿐, 보라, 어김없이 고향 찾는 사람들을, 태어난 땅, 낳아준 부모 향한 저 간절한 마음들을, 차가운 손 거둬라. 그리움 막지 못하리. 귀성길에 깔린 추위. 도도한 발길에 바스러지면 구름이 쫓아와 쓸고 간다. 더보기